어릴 때 들었던 옛날 이야기 중 하나가 떠오른다. 내용이 정확히 생각나지는 않지만 기억을 더듬어 요즘 식으로 재구성을 하면 대충 이런 내용이다.
옛날에 한 구두쇠 주인과 그 집에 일자리를 구한 현명한 일꾼이 있었다. 이 일꾼은 주인집에서 일을 하려고 계약을 할 때 특이하게도 다음과 같은 조건을 내걸었다.
"제가 일한 대가를 일당으로 주시되 첫날은 1원, 둘째 날은 2원, 셋째 날은 4원... 이런 식으로 매일 전 날의 2배씩 주시면 됩니다."
구두쇠 주인이 그 이야기를 듣고 얼른 머리를 굴려 생각해보니 열흘을 일하더라도 일당이 512원 밖에 안 되었다. 주인은 거기서 더 길게 생각을 해봤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주인은 성격이 급했다. 그래서 '옳다구나. 잘 됐다. 거의 거저 일꾼을 부리겠구나~' 싶어서 응낙을 하고 계약서를 작성했다.
첫 열흘 간 주인은 아무런 걱정이 없었다. 일당이라고 해봐야 몇 백원 정도이니 거의 공짜로 일꾼을 부린다는 생각에 훗날에 대한 염려는 전혀 없었다. 그런데 일꾼이 일을 한지 보름이 되었을 때 일당이 16,384원으로 만원을 넘더니 18일째에 이르러서는 131,072원으로 일당만 십만원이 훌쩍 넘었다. 그리고 마침내 한달째가 되었을 때는 월급이 아니라 일당만 무려 536,870,912원으로 5억원이 넘었다.
놀랍지 않은가? 이것이 바로 복리의 마법이다. 물론 이 이야기에서는 매일 전날의 2배씩 늘리는 것이니 매일 이자가 100%씩 늘어나는 것이다. 현실에서는 당연히 이런 드라마틱한 이자는 있을 수 없다. 그러나 복리의 힘이라는 건 충분히 느낄 수가 있는 이야기이다.
흔히 주식투자를 권하는 사람들은 예적금과 비교하면서 예적금은 단리인데 비해 주식투자는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으니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주식에 투자하여 복리효과를 최대한 누리는 것이 현명하나고 한다.
그런데 정말 주식 투자로 위 이야기와 같이 드라마틱한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을까? 간단한 계산을 한 번 해보자.
예를 들어, 천만원을 연 이자 12%의 예금에 저축했다고 하자(이 정도 이자를 주는 예금은 없지만 계산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이렇게 가정했다. 이런 예금이 있었으면 참 좋... ㅡ.ㅡ).
1년 후 만기가 되면 내가 가진 돈은 '원금 천만원 + 이자 120만원' 이 된다.
그러면 이것을 주식투자로 하면 어떨까? 절대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그냥 계산만으로 비교를 해보자.
주가 10,000원짜리 주식을 1,000주 사고, 이 주식의 주가가 매월 1%씩 상승한다고 하면 1년 후 내 투자금은 이자를 포함해 총 얼마가 될까? 아래 간단한 표로 정리를 해봤다.
보는 바와 같이 예금보다 오히려 거의 85만원 정도나 적다. 복리효과가 있는 게 맞는 걸까?
이번엔 좀 다르게 계산해보자. 주가가 월 1%씩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365분의 12%씩 늘어난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?
:
조금 전보다 약 12만원 늘었지만 그래도 연 단리 12%보다는 이자가 적다.
결국 주식투자를 예금처럼 한 번 사서 쭉 장기보유한다고 해서 예금보다 자연스럽게 더 많은 이자가 착착 붙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. 단순 비교를 위해 좀 억지스럽게 계산한 면이 없지 않지만 같은 조건이라면 주식투자가 예금보다 절대적으로 나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.
그런데 위 표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연 이자로 같은 12%라고 해도 이자 계산의 횟수가 더 많아지도록 한 후자의 경우 이자가 더 많이 생겼다. 그 말은 복리효과를 누리려면 이자 계산의 횟수가 많아질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. 다시 말해, 기간이 길어질수록 복리의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다.
그리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금리가 높을수록 복리효과는 더 빨리 드러나게 된다.
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? 주식투자를 하지 말아야 하나? 그건 아니다. 확실히 손실만 나지 않는다면 예금보다 훨씬 빨리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 주식투자인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.
나도 'sk하이닉스' 주식을 적지만 꾸준히 매수하고 있는데 2018년 8월에 첫 매수를 시작한지 약 8개월만에 15%의 수익을 얻었으니 현재 연 이율 2% 대 예금 기준으로 생각하면 7년치 이상의 수익을 단 8개월만에 얻은 것이다. 손실나지 않게 잘 하는 것이 어렵지만 잘만 하면 예금에 비할 수 없이 빠른 속도록 투자금을 불릴 수 있다.
하지만 한 번 투자해놓은 것을 그저 묵묵히 묵혀만 둔다고 복리효과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부지런히 기업을 분석해가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저평가 우량주를 찾아 꾸준히 매수하여 투자금을 늘려가면서 투자를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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